문서기록 및 보고서 작성법

윤 혜련 [윤. 언어교육원]
< 1995년 8월 10일 한국언어병리학회 주관 '언어치료 전문요원교육 내용>

I. 서 론

언어치료 영역에서 일하는 언어치료 전문인들이 하는 일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간단히 말하면, 먼저 언어장애를 진단하고 그 진단을 기초로 치료교육을 하며, 대상 아동 또는 성인에게 적절한 교육적 배치를 하거나 필요한 경우 타기관에 의뢰하는 것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 각각의 역할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주고, 지속적인 치료교육활동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 바로 여러 가지 유형의 문서 및 보고서(Report)들이다.

언어치료 전문인들은 언어장애를 가진 대상이 처음 치료실을 찾는 순간부터 각종 문서 및 보고서를 통해 작업을 하게 된다. 그러나, 언어치료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말과 글로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하도록 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임에도 불구 하고, 기술적이고도 과학적인 쓰기 훈련을 받지 못했다. 문서를 작성하는 일은 그것을 다른 기관에 보내기 위한 기능 뿐 아니 라, 작성자 스스로 세워야 할 교육 프로그램의 기초 자료로서의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치료실을 찾는 언어장애인에 대한 모든 기록을 통해 앞으로의 방향을 판단하기 위한 중요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각종 문서 및 보고서를 다른 기관으로 보내야 할 경우, 우리의 의견은 내용(Content), 글의 체제(Organization), 그리고 얼마나 쉽게 읽을 수 있는가(Readability)에 기초를 둔다 . 우리가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에게 보고서를 보내기 때문에, 보고서에 의해 그 글을 쓴 사람의 능력뿐 아니라 전문성 을 평가받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개의 전문인들은 보고서쓰기를 필요악 또는 불유쾌한 책임으로 여긴다. 따라 서 대부분의 보고서는 성의없고 자세하지도 않으며, 때로는 지루하거나 지나치게 기계적이고 불필요하게 긴 경우가 많다. 좋은 보고서를 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보고서에 관한 더욱 적극적인 태도이다. 우리가 보고서 쓰기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면 그러한 부정적 생각은 보고서에 반영이 될 것이고, 그 결과는 좋지 않을 것이다.

평가 보고서를 비롯한 각종의 보고서들을 작성할 때, 다른 과학적인 보고서쓰기(Scientific Writing)와 다른 점은 무엇 일까? 이는 언어치료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할 글쓰기의 철학(Philosophy)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가장 명심해야 할 것은 어떤 수치 또는 점수등의 자료 제시만으로는 언어장애인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검사 의 점수나 수치보다는 그 점수의 해석과 검사하는 동안에 나타난 행동의 기술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보고서에는 검사의 결과를 간단한 수치 또는 점수(Raw Score)를 기재하는 것으로 그 기능을 최소화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적절한 해석과 설명이 없다면 검사의 점수라는 것은 아무런 가치도 없다. 언어치료 전문인이 보고서를 작성할 때의 역할은 생생 한 정보를 종합해서 그 정보를 해석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그 접근법도 점수를 나열하거나 다른 통계치를 내는 데에 있는 것 이 아니라 설명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보고서를 쓸 때 일반적으로 주의해야 할 사항의 하나로, 누가 그것을 읽게 되는가를 염두에 두고 써야한다는 사실은 흔히 간과하기 쉬운 것이지만, 우리분야에서는 특히 이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똑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각기 다른 분 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보내야 되는데, 이 때 그 보고서를 받을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서 그 내용이나 형식 그리고 사 용하는 어휘들이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Huber(1961)는 글을 읽을 사람의 입장에서 다음의 사항을 염두에 두고 글을 써야한다 고 말하였다.

첫째, 읽을 사람의 배경(직업분야)은 무엇인가?
둘째, 읽을 사람이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전문용어와 개념은 무엇인가?
세째, 읽을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의 종류는 무엇인가?
네째, 읽을 사람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언어치료 분야에서 써야 하는 문서 및 보고서에는 어떤 종류의 것들이 있을까?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평가보고 서(diagnostic report)가 있다. 이것은 언어치료실을 찾은 사람의 언어 문제가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그 정도는 어떠한 지를 여러가지 진단도구를 통해서 또는 면담을 통해서 알아보고 앞으로의 치료방향과 예후를 가늠해 보며, 가장 적절한 교육적 배치를 판단하는 내용을 적도록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으로 교육을 실시할 것인지를 계획하는 장,단기의 교육계획서(long-term plan, short-term plan)가 있다. 또한 준비된 교육계획에 따라 얼마나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가를 기록하 는 별도의 교육 일지(progress note)가 있다. 그 밖에도, 치 료가 종료되거나 중단되었을 때에 쓰는 보고서, 다른 기관으로 의뢰를 부탁할 때에 쓰게 되는 보고서, 학교나 다른 기관의 담당 자들에게 보내는 각종 편지글, 심지어는 취학연기 사유서와 같은 공식문서등이 있다. 본론 부분에서 각각의 문서 및 보고서 작 성에 관한 구체적인 기능과 내용, 그리고 쓰는 방법에 관해 상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II. 여러가지 문서 및 보고서 작성하기

1. 평가 보고서의 작성 (Diagnostic Report)

평가 보고서란 언어문제를 가지고 처음 치료실을 찾은 사람의 언어문제가 무엇이며 그 정도는 어떤지를 다양한 진단도구와 상담을 통해 평가한 뒤 그 과정과 결과를 기술하고, 그러한 결과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며, 앞으로 어떤 교육 또는 치료가 필요한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주는 총체적이고 기본적인 보고서를 의미한다.

모든 보고서가 그러하듯이, 진단보고서는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씌어져야 하며, 언어장애의 유형별로 내용별 구성요 소는 차이가 있겠지만 필수적인 데이타는 반드시 기재하여야 한다. 또한 몇개의 유형별로 일정한 평가 보고서의 형식(format)을 정해두어야 하는데 그 형식은 기관마다 차 이가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통용되고 있는 평가 보고서의 형식은 지나치게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평가 보고서에 반드시 있어야 할 필수적인 정보를 거의 기재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를 들어 <표 1>의 보고서 형식을 통해 대상 아동의 언어문제와 능력에 관한 정보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겠는지를 생각해 보도록 하자.

<표 1> 언어 평가 보고서

그렇다면 언어 평가 보고서에 필수적으로 기재되어야 할 내용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필수 요소들은 앞에서도 말했듯이장 애의 유형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특히 언어발달지체인 경우와 말더듬의 경우, 실어증의 경우등에 해당하는 보고서의 구성요소에는 차이가 많다. 여기에서는 언어발달지체의 경우를 위주로 다음의 사항들에 대하여 상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개인 신상 정보 (Idenfying Information)
발달 기록 (Background Information)
검사 도구의 소개 (Test Tools)
검사에 대한 적응 및 태도 (Test Procedure and Attitude)
청각 문제 (Hearing Information)
발성 기관 검사 (Speech Mechanism Examination)
조음 평가 (Articulation Evaluation)
음성 평가 (Voice Evaluation)
언어 능력 평가 (Language Evaluation)
유창성 평가 (Fluency and Rate Evaluation)
심리 및 행동 평가 (Psychological and Behavioral Factors)
임상적 인상 (Clinical Impressions)
예후 (Prognosis)
앞으로의 방향제시(치료계획을 포함) (Recommendations)

가. 개인 신상 정보(Identifying Information)

이것은 모든 보고서의 가장 첫부분에 기재하는 사항이다. 다음과 같은 내용을 쓰도록 한다.

이 밖에도 기관 또는 치료실에서 정한 일련번호를 기재하기도 한다.

위의 내용 중에서 진단일과 보고서의 작성일을 따로 기재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사항이다. 대부분의 언어 치료사들은 진단 보고서 쓰기를 지연시켜 본 경험이 있다. 보고서 쓰기를 지연하면 할 수록 진단을 위한 정보의 중요한 단서가 되는 상세하고 작은 느낌이나 정보들을 기억해 내기가 어렵다. 이에 대해 Emerick & Haynes(1986)은 가능한 한 빨리, 진단을 한 바로 그 장소에서 환자의 모습이 사라지기 전에 써야한다고 강조하였다. 따라서 진단일과 보고서를 작성한 날짜를 별도로기재함으로써 정보의 신뢰성을 미루어 생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진단명(Diagnosis)을 쓸 때는 매우 심사숙고하여 기재하도록 한다. 특히 우리가 쓰는 보고서가 언어진단 보고서인 만큼언어장애 유형의 진단명을 쓰도록 해야 한다. 많은 언어치료사들은 언어진단명이 아닌 다른 진단명을 혼동해서 쓰는 경우가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자폐(Autism)라든가 정신지체(Mental Retardation)등의 용어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언어장애의 진단명이 아니므로 써서는 안된다. 대개의 자폐아동이나 정신지체아동의 경우 여러가지 언어적 문제를 가지게 되는데 그 중에서 가장 흔 히 볼 수 있는 경우가 언어발달지체(Developmental Language Delay)이다. 이 경우 진단명은 '자폐' 또는 정신지체'가 아니라 ' 언어발달지체'이며 그 옆에 덧붙여서 자폐라든가 정신지체에서 연유되었다는 사항을 써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어떤 원인 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결정되지 않은 사항(R/O: Rule Out)'이라는 표시를 덧붙이는 것이 좋다. 또 한가지 지적할 것은 진단명을 쓸 때는 약어(또는 영어의 약자)를 쓰지 말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CP라는 약어를사용했을 때 그것이 뇌성마비 의 약어인지 구개파열의 약어인지를 얼른 판단할 수 없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기관이나 학자별로사용하는 약어의 내용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볼 때 각각의 기관마다 사용하는 진단명도 조금씩 차이가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 는 용어의 재정비를 통해 공통의 용어정리를 함으로써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상과같은 진단명의 기재방법을 예시 하면 다음과 같다

진단명: 언어발달지체 ( in R/O 자폐 ) * R/O : Rule Out
진단명: 말더듬이 ( severity: mild )
진단명: 조음장애 및 표현언어 장애 ( in 주의집중 장애 )

나. 발달 기록 (Background Information)

어떤 사람이 태어나서부터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는가를 아는 것은 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요건이 된다. 연구 보고서 중에서 사례연구(Case Study)를 보면 그 사례의 배경에 관한 매우 상세한 기술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많은 학자들도 이 부 분에 관해 강조를 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발달이란, 출생 이전의 상황 (어머니가 임신하고 있는 동안의 환경, 건강상태등)에 서부터 출생시의 상태, 신체 발달 상태, 언어 발달 과정등의 모든 발달 조건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공통된 발달 과정을 모두 기재하라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여기에서 다루어야 할것은 현재까지의 발달 과정에 있어서 보통 사람과는 다른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하여야 하며, 언어 진단 보고서인 만큼 특히 언어 발달 또는 문제와 관계있는 사항을 빠 짐없이 기록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부분은 치료사가 직접 경험한 사실이 아니라 주로 부모의 면담을 통해서 알 수 있는 내용 이 전부가 되므로, 부모와의 면담을 매우 효과있게 하여야 한다.
때때로 부모들은 하고 싶은 이야기만을 하게 되며, 매우 두서 없이 단편적인 내용을 늘어놓을 때가 많다. 따라서 이 부분은 미리부모에게 설문을 통해 우리가 필요로 하는 내용을 기재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직접 부모와 면담을 할 때에는 미리 작성한 설문지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되거나, 대답이 미비한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알아보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 때 사용할 수 있는 '부모 상담지'의 예를 <부록 1>에 소개하였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반적인 발달에 대해서가 아닌 언어 발달 과정에 관한 내용만을 쓰기도 한다(Language Historty). 이때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은, 언어 발달상에 어떤 문제가 있었으며 현재의 언어상태는 어떠한지를 상세히 기록하는 것도 물론 중요 하지만, 언어문제를 발견한 이후에 어떤 기관에서 어떤 교육 또는 치료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도 반드시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의 예시는 주로 언어 발달 과정을 중점으로 작성된 발달기록이다.

언어발달력 (Language History )
어머니의 보고에 의하면말이 늦고 발음이 정확하지 않으며 고집이 세고 산만하다는 이유로36개월경에 00병원 소아정신과를 찾았다. 전체적으로 발달 상태가 늦었으며, 낯가림은 심하지 않은 편이었고, 15개월에 걷기를 시작했으며, 옹알이는 활발하지 않았다고 하였다. 첫낱말 발화는 정확히 기억할 수는 없으나, 18개월 경인것 같다고 아동의 어머니가 보고 하였다. 현재는 낱말 발화는 많으나 문장은 거의 말하지 못하며, 현재사용하는 문장은 "누나 놀자", "밥 줘","누나 밥 먹자"정도라고 한다. 소리나 행동 모방은 잘 하는 편이며, 간단한 심부름(예를 들면 "방에가서 컵 가져와")을 이해할수 있으며, "목욕탕에 가서 씻어"와 같은 일상적인 문장은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놀 때는 거의 말을 하지 않으며 또래와 잘어울리지 못하고 일반 유치원에 잘 적응하지 못해서 3일만에 그만 두었다고 아동의 어머니가 보고 하였다. 다른 병원이나 교육기관에서의 교육 경험은 없다.준비된 정보를 정리하여 쓰는 작업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사항 한가지를 다음의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예 1 : 첫 낱말은 27개월경에 '엄마'를 말하였다.
예 2 : 첫 낱말은 27개월경에 '엄마'를 말하였다고 한다.

< 예 1>의 문장은 글을 쓰는 사람이 직접 경험한 경우의 글이 되고, 예 2의 경우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 알게 된 경우의 글이 된다. 부모 면담에 의한 정보를 쓰는 것이기 때문에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가능하면 <예 2>와 같은 문장을
쓰도록 해야한다.

다. 검사 도구의 소개 (Test Tools)

다양한 수십종의 검사 도구중에서 어떤 검사 도구를 선택하는가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장애의 유형에 따라서, 그리고 같은 장애일 경우에도 정도에 따라서 선택하는 검사 도구는 달라질 수 있다. 또한 같은 영역을 평가할 경우에도 사용하는 검사 도구가 무엇이냐에 따라 결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어떤 검사 도구를 사용했는지를 반 드시 명시하여야 한다. 만약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표준화된 검사 도구가 아니라, 비공식적인 검사(Informal Test)일 경우에는 그 검사에 간단한 제목을 붙이고 비공식 검사라는 것을 밝혀야 한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여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검사도구(Test Tools) :
1. 언어 이해 - 인지력 검사 ( 서울 장애인 종합 복지관, 1992. )
2. PPVT-K ( 서울 장애인 종합 복지관, 1995 )
3. MacArthur Communicative Development Inventory - KOREA ( Checklist. 배 소영, 미간행, 1994)
4. Symbolic Play (Informal Test)

라. 검사에 대한 적응 및 태도 (Test Procedure and Attitude)

치료실 상황에서 처음 어떤 행동을 보였으며, 검사자와 검사 상황에 대한 적응은 어떠했는지를 기술하는 항목이다. 심한 자폐아동이나 주의집중장애 아동의 경우를 예로 들면, 준비된 검사에 거의 반응을 해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 아동의 태도와 검사 절차에 대한 설명은 아동의 현재 상태에 대한 이해를 도우며, 왜 검사를 제대로 할 수 없었는지에 대한 상황이해에도 도움을 준다. 검사 절차와 아동의 행 동에 대해 다음에 예시를 하였다.

Test Procedure & Attitude :
엄마와 검사자가 이야기하는 동안에 위축된 태도로 검사자의 눈치를 살폈다. 장난감을 가지라고 해도 선뜻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했다. 엄마의 말의 속도가 매우 빨랐다. 엄마가 검사실 밖으로 나가자 울지는 않았지만 구석에서 불안한 표정으로 서 있었고,지시에 거의 따르지 않았다. 검사가 진행되지 않아서 엄마를 불러서 함께 실시했다. 엄마는 그런 태도에 대해 유치원에 갔던 첫째 날 유치원 선생님에게 매를 맞고 와서부터 선생님이나 공책, 색연필등을 무서워한다고 하였다.

마. 청각 문제 (Hearing Information)

청각에 장애가 있는지의 여부를 검사하여 기록하는 것으로서, 간단한 검사에 대한 결과를 기재하여도 되고 문제가 없을 경우에는 "이상을 발견하지 못하였다"는 소견을 짧게 쓰기도 한다. 이비인후과적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그러한 사실을 기재하도록 한다. 때때로 청각의 이상이 의심가는 경우에는 어떤 검사를 하였을 때 그러한 생각이 들었는지를 자세히 기록하여 상세하고 정확한 진단을 이비인후과에 의뢰하도록 한다. 만약에 자체적으로 순음청력검사가 가능하다면, 따로 청각 손실도를 측정하여그 결과를 기재하도록 한다.

바. 발성 기관 검사 (Speech Mechanism Examination)

이것은 발성을 하도록 하는 발성 기관의 문제를 검사하여 그 결과를 서술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보고서에는 이 부분에 관한 검사여부와 결과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다. 외관상, 또는 간단한 검사상에서 별다른 이상이 없을 것으로 판단이 될 경우에는 이에 대한 소견을 밝혀 두어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간단한 검사란 입술(Lips), 이(Teeth), 혀(Tongue)의 이상에 대한 기능적인 검사를 의미한다. 이를 위한 검사의 구체적인 내용은 장혜성(1990)의 글을 참조하기 바란다. 만약 발성기관의 이상이 의심이 가지 않는 경우에는 "발성 기관의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정상 범위에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는 간단한 문장을 기재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만 이상이 있을 것으로 의심이 갈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적인 기관 검사를 받도록 이비인후과나 치과, 성형외과 또는 신경과로 의심이 되는 소견을 기재하여 의뢰를 하도록 해야한다. 발성 기관상의 이상은 조음의 문제로 이어지게 되는데, 이 경우 조음검사와 함께 소견서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 다음의 예시를 참조하라.

발성 기관 검사:
발성 기관 검사를 실시한 결과 SMR(연속 운동의 속도: Sequential Motion Rate)에서 어려움을 보였다. 즉, /파/, /타/, /카/를 한 음절씩 반복해서 말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었으나, /파타카/를 반복해서말하는 데에는 속도유지와 발음에 어려움이 많았다. 또한 자의적인 조음기관의 움직임을 살펴본 결과 '혀 끝을 코로 올리기'와 '혀 차는 소리내기'를 잘 수행하지 못하였다.

사. 조음 평가 (Articulation Evaluation)

숙련된 언어치료사라면, 조음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는 검사대상의 말을 들으면 쉽게 알 수 있다. 만약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이 된다면 이 항목에는 '조음의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소견을 쓰도록 한다.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이 될 경우에는 준비된 조음 검사 도구를 사용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음에 어떠한 형태의 문제가 있는지를 검사하여, 그 결과를 기재하도록 한다. 이때 주의할 것은 검사 대상의 발화가 자발적인 것이었는지, 아니면 따라하기 였는지를 미리 구분하여 결과를 기록 할 때에도 명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검사대상의 주요 문제가 조음 장애일 경우에는 이 항목의 내용을 상세히 기록하도록 한 다. 언어 발달이 지체되는 많은 경우에 조음 역시 발달의 순서대로 어려움을 보이게 된다. 다음은 4세 6개월 된 언어발달지체아 동의 조음 검사 결과를 서술한 예이다.

조음 평가:
조음 평가 검사 도구로 검사를 한 결과 이 아동의 조음 문제는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Velar Sound(/ㄱ/, /ㄲ/, /ㅋ/)를 모두 Alveolar Sound인 /ㄷ/, /ㄸ/, /ㅌ/ 로 대치(Substitution)하는 것이다. 이 현상은 음소의 위치나 모음에 관계없이 모두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받침으로 올 때는 맞게 발음하였다. (예: 가위 -> 다위, 아기 -> 아디, 고구마 -> 고두마, 국 -> 둑 ) 둘째, /ㅂ/, /ㅃ/, /ㅍ/이 받침(Final Consonant)으로 올 때는 예외 없이 생략(Omission)되었다. 그러나 모음 앞에서 쓰일 때는 틀리지 않았다. (예: 밥 -> 바, 접시 -> 저시, 대답해 -> 대다해 ) 세째, 낱말을 말할 때 부드럽게 이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음절씩끊어서 말하였다. 문장을 말할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문장내의 낱말과 낱말 사이의 간격은 낱말내의 음절과 음절의 간격보다 의미있게 길었다. 이런 특징은 자발적인 발화에서보다 따라 말하기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보였다.
(예: 아빠가 집에서 자 -> 아.빠.다... 지.에.서.... 자아.)

위의 예시에서보면 대상아동의 조음 문제를 종합하여 정리하고 그러한 예를 적절히 들었기 때문에 글을 읽는 사람이 대상아동의 조음이 어떠한지를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아. 음성 검사 (Voice Evaluation)

이 부분은 검사 대상의 음성에 비정상적인 문제는 없는지에 관하여 기록하는 부분으로, 대부분의 진단 보고서에서 가장 많이생략되거나 아예 문제의 영역으로 취급되지 않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언어 치료사들은 다른 영역에 비해 음성문제에 관한 훈련을 가장 적게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사 대상의 주요한 문제가 음성문제가 아닌 경우에도 "음성 기관의 이상은의심되지 않았다"는 소견을 기재하여 이 부분의 문제도 고려하였음을 밝혀 두어야 한다.

사실, 어느 정도의 음성이 문제가 있는 것인지를 판단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다음의 사항을 충분히 고려하고 검사했는지에 대해 반드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즉, 목소리가 너무나 가늘고(Thin) 작으며(Weak) 불안정(Unstable)하지는 않는가? 목쉰 소리 또는 거친 소리(Husky, Hoarse)가 목소리의 과다한 사용에서 비롯된 것인가? 목소리 내기가 위해보통 사람 보다 어려운가? (목근육의 움직임 또는 갑상선 연골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있는가?) 조음이 왜곡될 정도의 비음 또는 과소비음 이 있는가? 목소리의 높낮이가 너무 높거나 또는 지나치게 낮지는 않은가? (보통 말할 때와 최대로 높이 말할때의 높낮이가 매 우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닌가?)

만약 검사 대상의 주요 문제가 목소리에 관한 것이었을 경우에는 더욱 정밀하고 상세한 검사를 하여야 할 것이며, 그 경우에는 후두전문의(Laryngologist)등의 전문적인 진단내용을 첨부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뇌손상에 의한 실어증 (Aphasia),Apraxsia , Dysarthria 등의 경우 병리학적인 목소리의 이상을 수반한다. 이러한 환자의 경우에 실어증 환자대상의 여러가지 검사결과와 완벽한 조음검사 결과를 기록했다 하더라도 목소리에 관한 내용이 빠져있다면 그 보고서는 완전하다고 할 수가 없다.
발성장애에 관한 더욱 상세한 검사도구 및 검사과정과 그것을 해석하는 방법등에 대한 내용은 이 책의 발성 장애(정 옥란,1995) 부분을 참고하기 바란다.

다음의 예는 말더듬을 주요 문제로 검사를 받은 한 아동의 목소리에 대한 보고서 내용으로, 외국 자료를 번역한 것이다.

긴장된 침묵(Tense Silence)의 순간이 있었으며, 목구멍의 힘든저항을느끼며 말을 시작하였다. 말더듬는 동안 숨을 내쉴때는 갑상선연골(Thyroid Cartiloge)이 매우 위로 올라가는 움직임이 있었다. 후략...

위에서 예시한 보고서에서는 이 아동의 성대검사를 의뢰하였으며, 검사결과 실제로 성대결함(Vocal Noudle)을 발견했다고 한다(Knepflar & May, 1989).

자. 언어 능력 검사 (Language Evaluation)

이 부분은 대개 진단 보고서의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정보로 구성된다. 앞에서 밝혀 둔 여러가지의 검사 도구에 의해 검사한 결과를 기록하는 항목으로 크게 언어이해(Language Comprehension)와 언어표현(Language Expression)으로 나누어쓴다.

(1) 언어 이해력 (Language Comprehension)

언어를 얼마나 이해하고, 인지적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 보는 항목이다. 언어 이해력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한 검사 도구를 가지고 수행할 수 있었던 항목들 중에서 가장 상위의 것을 중심으로 쓰는 것이 대상 아동(또는 성인)을 파악하기에 좋다. 많은 경우에 검사상에서 얻은 점수를 기재하고, 그 점수가 가리키는 백분위 등위로 언어이해의 수준을 평가하고 있다.표준화 된 검사 도구의 경우 대개 정반응의 점수에 따라 상대적인 발달수준을 개월단위로 표시하고 있다. 다음은 대표적인 언어 이해력 검사도구인 '언어 이해 - 인지력 검사' 및 어휘력 검사(PPVT)로 평가한 결과를 기술한 예시이다.

..... 언어 이해 인지력검사를 실시해 본 결과 언어 이해력은 36개월수준이다. 이 아동의 생활연령이 42개월이므로 약 6개월 정도지체된다.

..... 어휘력 검사를 실시한 결과 3세 8개월의 수준이었다. 이는 또래아동 100명 중에서 55번째의 순위에 해당하여 정상이라고 할수 있다.

위의 두 가지 예시를 통해서 우리가 아동의 언어 이해 상태를 짐작할 수 있는 정보는 그 아동이 자기 나이에 비해 이해 수준이 6개월 정도 떨어지는 아동이라는 점과 어휘력에 있어서는 문제가 없다는 사실 뿐이다. 이러한 정보는 그 아동이 어떤 것을 잘 할수 있고 어떤 것을 잘 할 수 없는지에 대한, 즉 아동의 문제는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관한 아무런 설명도 주지 못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아동에게 특별히 문제가 되는 것이 어떤 것이며, 구체적으로 아동은 어떤 것을 어떻게 수행할 수 없었는가에 관한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언어 검사시 사용된 체크리스트를 그대로 첨부하기도 한다. 만일 빽빽히 기록된 체크리스트가 있다 하더라 도 그것을 종합하여 문장화한 별도의 내용이 없다면 언어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다음의 두가 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보고서를 읽어 보는 사람이 많은 양의 체크리스트를 일일이 읽어보고 그 정보로부터 대상 언어장애인 의 상태를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두번째의 이유는 종합하여 정리되지 않은 정보들은 언어진단 보고서의 기능을 갖지 못 하기 때문이다. 언어진단 보고서는 현재의 언어 상태를 그대로 파악하는 것 뿐만 아니라 주어진 데이타를 해석하여 그 문제점을 알아내고, 이를 기초로 앞으로의 치료 또는 교육의 지침이 되어야 하는 기능을 갖고 있으므로,
자료의 나열은 그 두번째의 기능 을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다음의 예를 비교하여 생각해 보자. 만일 어떤 아동의 전반적인 학교 생활에 관한 보고서를 쓴다고 가정해 보자.
그 아동 의 학업 성적은 국어, 사회는 매우 우수하나, 산수와 자연과목은 매우 떨어지고, 예능 과목은 평균정도의 수준이라고 할 때 모든 과목의 평균 점수를 내어 다른 아동과 상대적으로 비교해 본 결과 학급 50명 중에서 20등에 해당한다는 결과를 얻었다.한 아 동의 학업 성적이 20등이라는 자료를 가지고 그 아동을 평가할 수 있는가? 그 아동의 모든 학업 성취도가 각 과목 고르게 20등 을 가리킨다고 평가할 수 있는가? 그 아동의 학업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어떠한 과목을 중점적으로 보충해 주어야 할지 결정할 수 있는가? 또한 이 자료를 가지고 그 아동이 앞으로 어떤 학교에 진학을 해서 어떤 전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는가? 우리는 이 질문들에 아무런 대답을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즉, 우리는 위의 보고서 내용을통해서 그 아동의 학업 능력에 관한 어떤 사실도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언어 이해 및 인지력 검사상의 점수는 절대적인 평가자료가 된다기 보다는, 정상적인 발달단계의 지표로 이해하여 적용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따라서 보고서에 작성을 할 때는 어떤 개념 또는 문장의 이해에 어려움을 보였는지, 어떤종류의 어휘가 풍부한 것에 비해 어떤 종류의 어휘들을 잘 알지 못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예시하는 것이 아동의 이해에 도움을 줄 것이다. 아울러 반응하지 않은 항목이나 특이한 행동 반응들도 가능한 한 상세히 기록하는 것이 좋으며, 그에 대한 평가자 나름대로의 해석도 할 수 있으면 함께 기록하는 것이 좋다. 다음의 예는 자폐적 특징을 많이 보이는 한 언어발달지체아동의 언어 이해력 검사 결과이다.

언어 이해력:
언어 이전 단계의 기술들에 대한 EASIC검사 결과 거의 모든 과제를잘 수행했으나, 눈맞춤, 행동 모방등에서는 낮은 수행을 보였다. PPVT-R에 의한 어휘력 검사의 결과 36-42개월의 어휘력을 보였으며,사물의 명칭을 많이 알고 있는 것에 비해 동사 및 형용사, 개념을 나타내는 말에서는 매우 낮은 수행을 나타냈다. 부정문(예: 안 먹어), 금지(예: 먹지 마), 의문문(예: 가?)의 이해는 가능하지만, 의문사에 대한 적절한 반응은 매우 부족했다. 누구(+), 무엇(+), 어디(-), 왜(-),언제(-), 어떻게(-)에 부적절하게 반응했으며, 누구/무엇을 자주 혼동하였다. 문장이해는 일상적인 내용일 경우 어려움이 없었으나, "사과하고가위 주세요"라는 지시에 가위만 집어주는 등 문장의 길이가 조금만 기어져도 이해에 어려움을 보였다. 개념어
(Conceptional Word)에 대한이해가 매우 부족하여, 큰 것과 작은 것을 적절히 분류(Grouping)할 수있음에도 불구하고, "큰 컵 줘(또는 큰거 줘) "라는 지시에는 적절히 반응하지 못했다. 사물의 기능에 관한 이해에는 적절한 반응을 보여 주었다.
* (+) : 맞는 반응 (-) : 틀린 반응

위의 예시를 읽어 보면, 단순히 언어 이해 수준이 36-42개월 정도라고 기재하는 것 보다는, 아동의 현재 언어 이해력 수준을 더 잘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검사의 결과를 수치로 나타내는 데에 중점을 두지 말고, 검사 절차상에 실제로 사용한 말과 이에 대한 반응을 생생하게 기록하는 것이, 다소 귀찮고 구차하다는 느낌이 들 수는 있지만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됨을 잊어서는 안된다.

(2) 언어 표현력( Language Expression)

이는 자기의 생각을 말로써 얼마나 표현할 수 있는가를 알아보는 검사의 결과를 쓰는 항목이다. 언어 표현력을 검사하는표 준화된 검사는 그렇게 많지가 않다. 따라서 언어 표현력 측정의 많은 부분은 비공식적인 검사가 차지하게 된다. 여기에서는 단 순한 따라 말하기로부터 낱말발화, 문장 발화, 문법적인 능력의 평가, 언어 이해력과 언어 표현력과의 차이가 어느정도 인지를 파악하기등의 세부적인 내용을 기록하도록 한다. 또한 어떤 상황에서 적절한 말을 할 수 있는지, 말하려는 의도와 말한 내용이 일치하는지를 정확히 관찰하여 기록하여야 한다. 언어 이해력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발화된 언어 표현을분석하여 상대적인 발달 수준을 수치로만 제시하는 것은 그다지 가치가 없다. 다음의 예를 보자.

언어 표현력:
낱말 발화가 많으나 문장 발화는 거의 없다.
종합하여 볼 때 표현언어의 수준은 24개월 정도이다.

이와 같은 간단한 기록만 가지고서는 대상 아동의 언어 표현이 어떤 특성을 갖고 있으며, 어떤 문장을 말할 수 있으며, 주로어떤 상황에서 말을 하게 되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따라서 대상 아동의 표현 언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예시해 주고 어떤 문 장을 말할 수 있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가능한 한 상세히 기록해야만 한다.

다음의 예를 보자.

언어 표현력:
..... 중략 ... 두세낱말 문장이 빈번하게 관찰되었다.

이 경우에는 관찰된 두세낱말 문장을 그대로 써 주는 것이 좋다. 위의 예를 다음과 같이 고치면 더욱 명확해질 것이다.

..... 중략 ..... "엄마 밥 있어" "가위 여기" "가 밖에"등의 두세낱말 문장이 빈번하게 관찰되었으며, "이거 가위갖고 가"와 같은 조금 더 긴 문장도 관찰되었다.

위의 예에서 "엄마 밥 있어"라는 문장의 의미는 무엇일까? 만약 그 문장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의미로 쓰였는지를 모른다면 매우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즉, "엄마 여기에 밥이 있어" 라는 의미일 수도 있고, "내 밥은 여기 있고, 엄마 밥도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또는 엄마 밥은 있느냐?는 의문문일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무런 의미 없이 떠드는 혼잣말일 수도 있고, 같은 문장의 반복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똑같은 "엄마 밥 있어"라는 표현이라 도 그 의미가 무엇이냐에 따라 아동의 언어표현의 수준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즉, '여기에 밥이 있다'는 의미로 썼다면 '엄 마의 밥도 있다'는 의미의 문장보다 문장의 복잡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으며, '엄마 밥도 있느냐?는 의문문으로 썼다면 이는 좀 더 상위의 단계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에 아동의 무의미한 반향어에 불과하다면 이 문장은 문장의 기능을 가지고 있 다고 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아동의 언어 표현을 생생히 기록하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표현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상황이나 행동도 함께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의 예를 다시 써 보자.

언어 표현력:
..... 중략 ..... (손가락으로 밥 그림을 가리키면서) "엄마 밥 이어(있어)"라고 말하였으며, 검사자가 "가위가 어디 있지?"라고 묻자
서랍을 가리키며 "가위 여기"라고 말하였다(이때의 의미는 가위가 여기에 있느냐는 의문문으로 판단된다). 오리가 집에서 나가는 그림을 보여주자 오리를 가리키며 "가 아 바에(밖에)" 라고 말하면서 오리가 가는 시늉을 하였다.
이와 같이 두세 낱말이 조합된 문장을 빈번하게 말하였으며, 의문문도 억양의 고저 없이 사용하고 있었다.

세번째 예시에서는 첫번재 예시에서 알 수 없었던 아동의 표현 수준과 문장의 패턴을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가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검사대상자의 생생한 언어 표현을 기록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자료이며, 이를 분석하여 어떤 형태의 문장구조를 말할 수 있으며, 어느 정도의 형태소를 사용하고 있는지, 어순의 문제 또는 선택하는 어휘의 문제는 없는지 등등 매우 상세 한 부분까지 검토하여 기록하는 것이 이 항목의 중요한 기능임을 명심해야 한다.

차. 유창성 평가

이 부분은 말을 할 때 얼마나 유창하게 할 수 있는가를 검사하여 기록하는 부분으로 말더듬이의 경우가 아니면 대개 생략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언어 평가 보고서에서는 검사 대상자 언어의 모든 내용을 기록해야 하므로, 유창성에 문제가 없을 경우에는 "유창성은 정상 범주에 속한다"는 짧은 내용의 소견을 기재하는 것이 좋다.

만약 검사대상자가 말더듬을 주요 문제로 가진 경우라면, 지금까지 제시하였던 여러부분의 내용은 간략하게 기재하고, 말더듬 진단을 위한 도구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할 것이다.

카. 심리 및 행동평가 (Psychological & Behavioral Factors)

대부분의 언어치료사들은 임상심리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심리적인 또는 정신과적인 인상을 잘못 판단할 수 있다. 따라 서 심리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들 때는 그 방면의 전문가에게 그 문제를 맡겨야 하며, 진단 과정중에 보여지는 심리적 문제 의 증후에 대해서는 문제 행동 그 자체를 기술하여야 한다. 즉, 심한 스트레스나 좌절 또는 절망, 적대감등의 심리적 문제의 증 후가 있을 때는 그러한 사실을 기재하여야 하지만, 그 행동이나 현상에 대한 해석을 해서는 안된다. 대화하는 도중에 심리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는 검사대상자의 대화내용 자체를 그대로 인용하도록 한다. 또한 앞으로의 계획을 쓰는 부분에서 전문가와의 상담을 제시할 수도 있다.

타. 임상적 인상 (Clinical Impressions)

임상적 인상이라는 항목은 모든 종류의 진단 보고서에 씌여지는 것으로서, 보고서 전체의 내용을 통해 보고서 작성자가 주관 적으로 느낀 것을 기재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에는 모든 과정을 통해 알아낸 것들을 요약 설명하고, 검사대상자의 언어문제가 무엇이며 그 정도는 어떠하고, 또 그 원인은 무엇인가에 대해 간략하게 쓴다. 다음은 임상적 인상 부분에 쓰는 내용의 전형적 인 예시이다.

임상적 인상:
김ㅇㅇ는 경도(Mild) 표현언어발달지체(Expressive Language Delay)로 심한 조음장애를 수반하고 있다. 이 아동의 언어문제는 유아기의 질병(경기:Epilepsy)으로 인한 잦은 입원 등으로 적당한 언어표현의 기회가 적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 부분에 앞으로의 전망(예후:Prognosis)에 대해 함께 기재하기도 한다. 교육을 통한 예후를 추측한다는 것은 객관적으로 측정될 만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 보고서 쓰기 전체를 통해 작성자가 가장 조심스럽게 써야 할 부 분이 바로 예후와 앞으로의 방향제시 부분이다. 확신이 서지 않는 경우에는 예후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아도 좋다. 이는 작성 자의 윤리적 책임이 따르는 내용이라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파. 앞으로의 방향 제시 (Recommendations)

이 부분은 지금까지의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앞으로 어떤 치료 또는 교육을 받아야 하며 그 기간과 횟수는 어느 정도로 하는 것이 좋을지에 관하여 작성자의 주관적인 생각을 기재하는 곳으로서, 보고서 전체를 통해 가장 중요한 부분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전문분야의 상세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여겨질 때는 이 난에 기록하도록 한다. 앞에서도 강조하였지만, 이 부분의 주관적인 판단을 기재할 때에는 매우 신중하게 검토하여 쓰도록 해야한다. 기록하는 방법으로는, 검사 대상자에게 가장 필요하 다고 판단되는 추천을 간략하게 기록하되 중요한 순서대로 일련번호를 매겨서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음은 5세의 언어발달지체 아동의 보고서에 있는 추천의 예시이다.

Recommendations:
1. 조기 특수교육
2. 언어치료

위의 예시에는 구체적인 교육 내용, 치료 기간, 치료의 빈도등이 나타나 있지 않다.
따라서 잘 된 추천의 예라고 할 수가 없다. 이 경우 아래와 같이 기록한다면, 앞으로 위의 아동이 어떤 기관에서 어느 정도 교 육을 받는 것이 좋을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Recommendations :
1. 주 5회 정도의 그룹 활동을 하는 조기 특수교육을 받도록 한다. 6개월간 교육후 재평가를 하여 향후 계속 특수 조기 교육을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일반 유치원으로 옮길 것인지를 결정하도록한다.
2. 주 2회의 개별 언어치료를 받도록 한다. 언어치료는 우리말 문장의 구조를 중점적으로 지도하며, 어휘의 이해 증진도 아울러강조하도록 한다. 6개월 후에 추후 검사를 실시한다.
3. 왼 손의 움직임이 좋지 않으므로, 재활의학과에서 전문적인 검사를 받도록 한다.

하. 끝맺음 및 서명하기 (Signature)

이상의 보고서를 모두 작성한 다음에는 작성자의 이름과 기관명, 직위등을 기재하고 서명 날인하도록 한다.

이상에서 설명한 보고서의 형식은 부록에 수록하였다.

2. 치료. 교육 계획서 작성하기 (Treatment Plan)

치료 계획서(Treatment Plan)란, 진단보고서의 내용을 기초로 어떤 내용의 치료 또는 교육을 어느 정도로 어떻게 할 것인가 를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문서로서 언어치료사들에게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일정한 형식의 규정은 없으나, 외국의 경우에는 치료계획서 안에 반드시 기재되어야할 사항들을 몇가지 규정하고 있는 예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ASHA(Profe ssional Services Board(1983))에서는 치료 계획서에는 다음의 내용들이 있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가. 환자의 치료는 치료계획을 작성하고 치료에 첫번째 책임을 지게 되는 자격있는 언어치료사에게 맡겨져야 한다.
나. 진단 보고서의 결과와 추천내용을 근거로 하여 장기 계획목표(Long-Term Goals)와 단기 계획목표(short-Term Goals)가 수립되어야 한다.
다. 치료 계획서에는 예후에 관한 언급이 있어야 한다.
라. 치료 계획서는 환자의 필요 및 상태에 따라 수정되어질 수 있다.
마. 치료 계획서에는 치료의 종류와 기간 및 횟수를 써 넣어야 한다.
바. 통합 치료 프로그램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기관 또는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토의시간(Conference)을 가져야 한다.

다음은 치료 계획서에 기재되어야할 내용들을 간략하게 정리한 것이다.

위의 내용 중에서 장기 목표라 함은 적어도 6개월 이상의 치료 목표를 의미한다. 대개는 1년 정도의 목표를 설정하게 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6개월 정도로 하기도 한다. 단기 목표의 경우에는 3개월정도의 계획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약 10주 정도의 단기 목표를 정하여, 치료 경과에 따라 다음 단기 목표를 수정하기도 한다. 장기 목표를 세울 때에는, 치료를 받을 사람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목표를 정하며, 여러가지로 복잡하게 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단기 목표는 장기 목표 를 이루기 위해 좀 더 세분화된 목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장기 목표보다는 더욱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 다음의 예시를 보자.

장기 목표 : 두낱말 조합의 문장을 말할 수 있게 한다.
단기 목표 :
1. 그림을 보여줄때 일상적인 동사 4개중에서 말하여진 낱말을 손으로 짚을 수 있게한다. 50낱말 중에서 40개이상 정확히 맞출수 있어야 한다.
2. 그림을 보여줄 때 이미 이해하고 있는 동사를 도움 없이 말할 수 있게 한다. 50낱말 중에서 40개를 정확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3. 두 낱말 조합의 문장 중에서 "행위자+행위"의 조합을 말로 모델을 줄 때 따라 말할 수 있게 한다(예 : 아빠+먹어). 80% 이상을 정확히 따라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하여 실시한다.
4. "행위자+행위"의 조합을 표현한 4장의 그림카드에서 교사가 말한 그림카드를 정확히 고를 수 있게 한다(예, 아빠+먹어, 아빠+자, 엄마+먹어, 엄마+자). 10번 중에서 8번 이상을 정확히 골라야 한다.
5. 행위(동사)를 표현하는 그림카드를 보여주고 그 동사의 모델을 준 다음 행위자를 바꾸었을 때, 스스로 두 낱말 조합의 문장을 말할 수 있게 한다. 80% 이상을 정확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6. 이미 알고 있는 50개의 동사 그림카드를 보여주었을 때 "행위자+행위"의 두 낱말 조합 문장을 말할 수 있게 한다. 50개 중에서 40개 이상을 정확히 말해야 한다.

위의 예에서, 두낱말 조합의 문장 중에서 "행위자+행위"의 문장을 말하기 위한 하위단계로 6단계를 설정했다. 단기 목표 1번의 경우를 다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조건(Condition) : 그림을 보여줄 때
무엇을 : 일상적인 동사 4개 중에서 말하여진 낱말을 손으로 짚을 수 있다.
얼마나 정확히(Criterion) : 50개 낱말 중에서 40개 이상을 정확히 맞출 수 있다.

각 하위 단계는 습득할 수 있는 훈련기간이 일정하지 않으므로, 이 경우 모두 똑같은 단기 목표 기간을 설정할 필요는 없다. 대상 환자에 따라서, 또는 과제의 난이도에 따라서 알맞은 기간과 빈도, 그리고 그에 적합한 형식과 활동내용 등을 결정하도록 한다. 참고로 치료 교육 계획서의 예를 <부록-3>에 첨부하였다.

3. 치료 일지 ( Progress Note )

치료 계획서는 진단 보고서를 근거로 작성되는 계획서인데 반해, 치료 일지는 계획된 치료 목표를 더욱 세분화하여 매일매일 의 치료과정에 대한 상세한 기록을 하는 문서를 의미한다. 이것의 개념은 특수교육에서 말하는 개별화 교육 계획안(I.E.P.)과 흡사하다. 여기에는 미리 계획된 단기 목표를 더욱 세분화하여 한 회(Session)의 목표가 무엇인지 기재되어야 하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떠한 방법과 어떠한 자료를 가지고 수업이 진행될 것인지도 구체적으로 기록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더욱 중요한 것은 실제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환자가 어떤 반응을 보였으며, 목표한 과제는 어느 정도 수행하였는지에 대한 상세한 기 록이다. 따라서 이 문서야말로 치료사가 가장 많이 쓰면서도 소홀히 해서는 결코 안되는 중요한 기록이다. 많은 언어치료사들 은 치료일지를 하루 일과가 끝난 뒤 한꺼번에 작성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것은 좋은 습관이라고 할 수 없다. 치료 일지는 가능한 한 치료가 진행되는 동안에 쓰거나, 치료가 끝난 직후에 써야 가장 좋다. 처음에는 이렇게 하는 것이 매우 어렵더라도, 계속해서 써 나가는 훈련을 쌓는다면 우리의 현실에서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좋은 치료일지에는 다음의 사항들이 반드시 기록되어 있어야 한다.

가. 구체적인 치료방법과 사용된 자료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있을 것.
나. 환자의 반응에 대한 해석과 아울러, 어느 정도 진전이 있는가에 관한 설명이 있을 것.
다. 환자에게 주는 과제를 준비하고, 가능하다면 다음번의 치료내용에관한 제안을 할 것(Recommendations) .

다음은 치료일지의 한 예시이다.

95/4/20
목표 : '위/아래'의 개념어를 이해하게 한다.
방법 :
1. 먼저 '위/아래'에 물건이 있는 그림카드를 분류하게 한다.총 10장의 카드 중에서 8장이 맞으면 다음 단계로 간다.
2. 의자와 책상을 사용해서 여러가지 장난감이나 물건들을'의자 위에 놓아' 또는 '책상 아래 놓아'라는 지시에 따라물건을 갖다 놓게 한다.
총 10회 중에서 8번이 맞을 때까지 실시한다.
3. '책상 위에 있다' 또는 '의자 아래 있다'에 해당하는 그림카드를 선택하게 한다. 총 10회 중에서 8번이 맞을 때까지 실시한다.
4. '책상 위에 뭐가 있어?' 또는 '침대 아래 뭐가 있어?'라는질문에 해당하는 그림을 지적하게 한다. 5회 중에서 4회맞으면 다음 단계로 간다.
5. '침대 위에 모자가 있고 침대 아래에는 양말이 있고, 의자위에는 연필이 있고...'가 표현된 그림을 보고 '연필이 어디있어?'라는 질문에 '의자 위에'라고 대답을 할 수 있게 한다.

결 과 : 1번과 2번은 지시대로 잘 할 수 있었으나, 3번에서 10번 중 5회만 정반응을 보였다. 따라서 다음 단계까지는 나아갈 수 없었다. 종종 '아래' 대신에 '밑에'라는 표현을 사용해 보았는데, '아래'라는표현을 더 잘 이해하였다.

과 제 : 3번의 과제를 충분히 연습해오기.
다음시간 : '위/아래'의 개념어 익히기를 3단계부터 계속할 것.

위와 같은 치료일지를 작성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이 몇가지 있다.

먼저, 한 회(Session)의 치료목표는 그 시간에 소화할 수 있는 작은 범위의 것이어야 하며,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것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위치 개념어를 안다'는 목표를 세운다면 그것은 단기 혹은 장기 목표에 해당하는 것이 지 한 회의 치료목표가 될 수는 없다.

둘째, 방법을 기록할 때는 구체적인 내용과 필요한 자료를 상세히 써 넣어야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용할 그림자료도 간략 하게 그려넣는 것이 좋다.

세째, 사용하는 낱말은 실제로 치료 과정에서 사용할 낱말과 동일한 것으로 써 넣어야 한다. 예를 들어, '아래'라는 낱말을 사용하지 않고 '밑에'라는 낱말을 사용할 경우에는 치료일지에도 '밑에'라고 써 넣어야 한다.

네째, 한 회 에 너무 많은 양의 목표를 세우지 말아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 회에 해야 할 목표가 다음과 같이 여러가지 일 수가 있다. 다음의 예시를 보자.

1. 과일의 고유 색깔을 알기 : 사과, 딸기, 바나나, 참외
2. 놀이터에 있는 물건과 집에 있는 물건을 분류하기 :
놀이터 - 그네, 미끄럼, 시이소오
집 - 테레비, 침대, 세탁기, 선풍기
3. /p/소리가 첫음절에 있는 낱말 발음하기 : 바지, 배, 밥, 붕어, 비.

다섯째, 주어진 과제를 어느 정도로 수행할 수 있을 때 그 목표가 완성된 것으로 간주할 것인가에 관한 기준(Criterion)을 미 리 정해 두고, 그 기준에 따라서 다음 단계로 진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큰 것과 작은 것을 분류할 수 있다'는 목표에서 ' 1 0회의 시도 중에서 7번 또는 8번을 맞게 반응하면 그 과제를 성취한 것으로 본다'는 식의 기준점을 계획단계에서 설정해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섯째, 실제 치료 과정중에 환자가 보인 반응을 기재할 때는 목표를 수행했는지 아니면 수행하지 못했는지의 여부만 간략하 게 쓸 것이 아니라,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관해 서술하도록 한다. 이 경우에도 환자의 행동이나 말등을 그대로 인용해서 써 넣는 것이 다음의 계획이나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다음번의 목표에 대해서도 써 넣는 것이 좋다. 치료과정은 한 회에 끝나는 것이 아니고 계속 연결되는 것이므로 , 전 회에 하였던 과제와 연결하여 다음 번 과제를 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참고로, 주로 학교에서 사용하는 개별화 교육계획안(I.E.P:Individualized Educational Program)에 기재되어야 할 내용에 대해 Weiss등(1987)이 제시한 10가지의 사항은 다음과 같다.

가. 학생의 현재 교육 수준(Base Line)
나. 1년동안의 장기 목표
다. 2-3개월 간격의 단기 목표
라. 특수교육을 받아야 할 분야(구체적인 언어장애 영역)
마. 특수교육을 시작하는 날과 끝내는 날짜
바. 일주일에 특수교육을 받아야 할 시간의 양
사. 특수교육을 받아야 하는 근거
아. 특수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담당자들의 명단
자. 1년에 두번씩 장기 및 단기목표의 성취정도를 알아보기 위한 평가절차
차. 다음 해에도 특수교육을 계속 할 것인지에 대한 Recommendation과 그 근거

4. 기타 특수 목적의 문서들

가. 치료종료보고서(Discharge Report)

이 보고서는 환자가 여러가지 사정에 의해 치료를 중단하고 다른 기관으로 옮길 때에, 그동안의 치료계획과 경과등을 요약하 고 앞으로의 치료계획에 관한 의견을 써서 다음번의 치료를 담당하는 담당자에게 보내는 문서이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써 넣는 것이 좋다.

(1) 개인 신상 정보, 평가일, 보고서 작성일
개인 신상 정보에 대한 내용은 진단 보고서와 동일하나, 언제부터 환자의 치료를 시작해서 언제까지 계속 되었는지에 대해 첨 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왜 치료를 중단 또는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쓰도록 한다.

(2) 치료내용의 요약 (Treatment Summary)

치료기간 동안 어떤 목표로 치료를 했는지를 간략하게 요약하여 쓴다. 다음은 치료내용을 요약한 예이다.

Treatment Summary :
1. 어휘(Vocabulary)
- 명사(Noun) : 일상 사물의 명칭을 grouping을 통해 익히게 한다.
- 동사(Verb) : 일상 생활에 빈번한 행동을 현재형으로 표현하게 한다. |부정어(안+Verb)를 말하게 한다.
- 기타(Others) : 혼자/같이, 빨리/천천히, 큰/작은, 많은/조금 의 형용사및 부사를 말하게 한다.
2.개념어( Concept) : '크기(크다/작다,길다/짧다), 공간개념어(위/아래,안/밖), 무겁다/가볍다,뜨겁다/차갑다'를 이해한다.
3. 문법(Grammar): '-에, -에서'의 질문을 이해하고, '-한테' '-하러 가다'를 이해하게 한다.
4. 문장(Sentence): 3-4 낱말 조합의 문장을 말하게 한다. 간단한 두 문장의 연결을 할 수 있게 한다.
5. 의문사(WH-Question Comprehension) : '누구/뭐/어디'의 질문에 적절히 반응하게 한다.
6. 발음(Articulation): /p/계열(bilabial /p,ph,p'/)소리를 nonsense-syllable로 4 syllable까지정확하게 따라 말할 수 있게 한다.
7. 기타(Others) : 지시 따르기, 공간지각력(같은 위치 찾기), 치료실 내에서의 규칙 따르기

(3) 경과의 요약 (Progress Summary)

치료를 받고 어느 정도 나아졌는지 또는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에 관하여 간략하게 쓴다. 다음은 예시이다.

경과의 요약(Progress Summary) :
일상적인 사물의 명칭은 대체로 알고 있지만, 동사 확장은 기대에 못 미친다. 문 장 길이를 확장하기 위한 형용사,부 사의 습득은 개념어의 이해 부족과 함께 매우 저조하다. 시각적으로 판단되는 개념들(크기및 위치)의 분류 ( 예를 들면, 큰 것 과 작은것의 분류 등)는 가능하나, 그것을 언어로 명명하거나 분류하지는 못한다. 주격조사와 목적격조사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으며, 장소를 나타내는 '-에, -에서'의 사용을 학습하였는데, "어디에 있어?" "어디에서 자? " 등의 질문을 조금 이해하는 정도이며, 의문사의 확실한 이해가 부족하여 "누구, 뭐, 어디"에 적절히 대답 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상황에 맞게 "누구, 뭐"의 질문에 대답하는 경우가 매우 향상되 었다. 3-4낱말 합의 문장을 빈번하게 사용하며, 두 문장을 '-고(and)'(엄마 신발 신고, 아빠 밥 먹어. 엄마 신발 신고, 머리 빗어)의 중문 (compound sentence)으로 말할 수 있다. 긴문장 이해및 간단한 이야기(story) 이해에 어려움이 있다. 지 시 따르기 는 '94. 12월, '95년 1월에는 이전보다 좋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상당히 좋 아지고 있으며, attention span도 조금씩 길어지 고 있다.

(4) 앞으로의 방향 (Recommendations)
진단 보고서의 작성과 동일하다.

(5) 서명하기

평가 보고서의 작성과 동일하다. Discharge Report의 형식은 <부록 >에 수록하였다.

나. 편지글 쓰기

이것은 주로 환자가 다니는 유치원이나 학교의 담임 선생님한테 보내는 경우가 많다. 이 글을 쓰는 목적은 학교 또는 유치원 선생님이 아동의 상태를 잘 이해하게 하며 그 아동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데에 있다. 이 경우에는 특 별한 형식을 취할 필요는 없으며, 가능하면 전문용어 또는 약어등의 사용을 하지 말고 비전문인이 알기 쉽도록 써야하는 것이 주 의점이다. 다음의 예시는 유치원 담임선생님에게 보내는 편지글의 일부이다.

선생님께

어린 아이들의 전인 교육을 위해 열심히 애쓰고 계시는 선생님께 먼저 감사의 말 씀을 드립니다. 특히 보통 아이들보다 더욱 세심히 돌보아 주셔야 할 ㅇㅇ이를 위해 선생님께서 특별히 시간을 내어 주심에 더욱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ㅇㅇ의 언어치료를 지난 6개월간 맡아온 언어치료사 A입니다. ... 중략 ...
ㅇㅇ의 언어문제는 단순한 언어문제 자체에 있는 것이라기 보다는 전반적인 발달 지체의 하나로 이해하시는 것이 좋을 것 입니다. 이런 경우 소아 정신과에서는 '전 반적인 발달지체(Pervasive Developmental Delay)'라고 하며, 언어적인 측면을 다 루 는 입장에서는 '언어발달지체(Developmental Language Delayed)'라고 명명합니다. ...중략...
ㅇㅇ이가 보통의 아이 들보다 어려움을 보이는 부분은 크게 언어문제(이 해와 표현 모두에서) 및 사회성의 문제입니다. ... 중략 ... ㅇㅇ는 현 재 다른 아이 들과의 어울림에 흥미를 보이고 있고, 금지와 지시등에 적절하게 따를 수 있으며, 완전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합니다. ㅇㅇ 의 경우 명사말하기는 어느 정도 할 수 있지만 동사를 이해하는 능력은 매우 부족하며, 일상 적으로 듣고 따르는 문장 이외의 문장이 4낱말 이상으로 길어지면 이해에 어려움을 보이게 됩니다. 아 직 우리말의 조사 에 관한 개념이 없기 때문에 주격조사, 목적격조사, 처소격조사등 등의 조사를 사용한 의미변화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표현 에 있어서도 자기의 의사 를 '네, 아니요'로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중략...
특히 ㅇㅇ에게는 짧은 문장 (가능하 면 4낱말조합의 문장 정도부터)으로 말씀해주시는 것이 ㅇㅇ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문장이 조금 길어질 경우에는 여러가지 행동을 함께 하여 의미전 달을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후략

이상에서 정리한 문서들 외에도 비공식적인 자료묶음이나, 취학연기 신청서등의 공식적인 문서들이 있다. 아동들이 취학할 나이가 되면 취학 통지서가 발부되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우리나이로 8살이면 취학을 하도록 되어있다. 많은 언어장애아동의 경우 언어의 문제 또는 기타 장애의 문제로 인하여 제 나이에 취학하는 것이 어려워 1년 또는 2년정도 취학을 연기하는 사례가 많다. 이 때 취학 연기를 하고자 하는 이유를 진단서 형식으로 발부받아 해당 기관에 제출하여야 하는데, 현재는 일반 병원에서 진단서를 발부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아동의 언어문제로 인한 취학 연기의 문제는 언어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언어치 료사가 소견서를 작성하여 문서제출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 경우의 문서형식을 < 부록-6 >에 수록하였다. 참고하기 바란다.

III. 결 론

이상에서 다양한 문서 및 보고서에 관해 상세히 소개를 하였다. 모든 문서 및 보고서를 작성한 후 Tallent(1988)가 제시하는 아래의 항목에 대해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있다면 그 문서 및 보고서는 잘 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1. 보고서는 환자와 기관에게 윤리적이고 법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가? 또한 다른 전문가들과 기관에도 적용할 수 있는가?
2. 보고서의 완결은 시기 적절한가?
3. 진단의 근거, 환자의 정보, 참조의 형태등에 있어서 적절하게 촛점을 맞추었는가?
4. 내용에 있어서 다른 분야의 것과 불필요하게 중복되지는 않았는가?
5. 1차자료가 있다면, 그 자료가 해석되었거나, 예시되었는가?
6. 모든 적절한 예시자료가 있는가?
7. 모든 내용이 연관성이 있고 중요한가?
8. 내용들은 적절한 강세를 두고 있는가?
9. 진단, 예후 및 recommendation은 필요한 것으로 했는가?
10. 기타 필수 요소들을 포함했는가?
11. 해석(Interpretation)은 충분히 강조되었는가? (일반적인 것이 아니라 환자 개개 인의 차이점을 두고)
12. 결론은 자료에 의해 적절히 입증되었는가?
13. 추측은 근거가 있는가?
14. 추측은 적절히 명명되었는가?
15. 모든 해석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가?
16. 보고서는 의미있고 유용한 것인가?
17. 자기과시적, 권위적, 공격적인 기술은 피했는가?
18. 보고서는 검사 중심이라기 보다는 환자 중심적인가?
19. 지나치게 이론적이거나 추상적인 개념은 피했는가?
20. 낱말의 사용은 적절한가? (전문용어의 사용, 같은 말의 반복, 난해하거나 지나치 게 기교적인 또는 복잡한 언어사 용은 없는가?)
21. 표현은 명확하고 분명한가?
22. 보고서가 너무 길지 않은가? (군더더기가 많고, 반복적이고, 무질서하고, 촛점이 없고, 쓸데없는 내용이 많지는 않 은가?)
23. 문체는 그 글을 읽는 사람이나 기관 등에 적절한가?
24. 보고서는 논리적으로, 또한 효과적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25. 보고서의 결론은 제한점없이 출발점이 되는가?
26. 보고서는 필요성과 설득력이 있는가?
27. 보고서는 스스로 모순되지 않는가?

이상의 항목들을 되짚어 보면서 앞으로의 문서 및 보고서 작성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맺는다.

참 고 문 헌

김 수영 (1995). 말더듬의 진단과 치료 : 성인의 사례를 중심으로, '언어치료 전문요원 교육:1995'. 서울:한국언어병리학회(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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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혜성 (1995). 언어의 진단과 평가, '언어발달지체아동의 치료와 교육'. 서울:서울장애인 종합복지관(편).
정 옥란 (1995). 발성장애, '언어치료 전문요원 교육:1995'. 서울:한국언어병리학회(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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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ber, J.T. (1969). Report Writing in Psychology and Psychiatry. New York: Harper and 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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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lent, N. (1988). Psychological Report Writing(3rd Ed.). Englewood Cliffs, N.J.: Prentice Hall.
Weiss, C. E., M/ E. Gorden, and H. S. Lillywhite (1987). Clinical Management of Articulatory and Phonologic Disorders(2nd Ed.). Baltimore: Williams and Wilkins.